본문 바로가기
해보니 좋았음

아이라인 반영구 제거 후기_1차

by 양총 2023. 4. 10.

 

30대 중반이었나? 

엄마의 유혹에 넘어가서 아이라인 반영구 시술을 받았습니다. 

사실 눈두덩이가 있는 데다가, 쌍꺼풀도 없는 눈이라서

아이라인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인 눈이긴 한데.. 

하면 확실히 다를 거라는 말에 그만 혹하고 말았습니다. 

 

아이라인을 그린 원래의 눈을 보면... 

<사진1. 점막쪽은 그나마 얇은데, 꼬리부분을 매우 두껍고 길게 뺌>
<사진2. 아이라인 숨바꼭질 중>

사진2에서 아주아주 자세히 봐야지만, 눈꼬리에 아주 조금 아이라인이 보입니다. 

사진1에서는 검은색으로 보이지만, 처음과 다르게 푸른색으로 변하고, 군데군데 번져 있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저 효과를 보자고 저리 두꺼운 아이라인을 하다니.. 싶네요?ㅎㅎㅎ

근데 얇게 했으면 아마 전혀 보이지 않아서 하나마나 했을 거고, 

그나마 저 정도 보이니 작은 눈이 1mm라도 길어보이는 효과가 있던 거겠죠. 

물론 나만 아는거지만.. 원래 뭐든 자기 만족감이 제일 큰 것 아니겠습니까. 

이렇게 몇 년을 조금 더 길어보이는 눈으로 살아 왔는데 왜 아이라인을 지우기로 했냐구요? 

쌍수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허허. 

사실 작고 무쌍이긴 하지만, 제 눈에 아주 불만이 많은 편은 아니었어서(왜지?) 

수술을 할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눈이 인상을 좌우하기 때문에

혹시라도 쌍꺼풀 수술을 망쳤다가는 너무너무 우울할 거 같아서 자신이 없었습니다. 

(대학교 시절 기숙사 살 떄, 새벽에 간혹 화장실 가다가 마주치던 여학생이 있었는데 

쌍수 잘못돼서 눈이 잘 안 감겼거든요. 새벽에 마주치면 정말 흠칫흠칫 놀랐거든요. )

 

그런데 나이가 점점 들어가니, 눈이 처지더군요. 

안그래도 눈에 지방이 많은 편인데, 처지니까 아이라인은 더 안으로 말려 들어가고, 

눈꼬리부분에 눈물도 자꾸 맺혀서 짓무르기도 하고...(글로 쓰니까 더더욱 현타가 오네요...) 

어차피 나이 들어서 눈이 처지면,

미용 목적이 아니더라도 쌍꺼풀 수술을 한 번은 하게 된다고 하더라구요. 주변에서도 많이 봤구요 

그런데 나이 들어서 하면 아무래도 살성도 좋지 않고, 

늘어진 피부를 절개하고 꿰매어야 하니 매끄럽지 않고 안 예쁘다는 겁니다. 

그래서 '어차피 할 거라면 한 살이라도 젊을 때 해서 좀 덜 어색하게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게다가 저희 언니 왈, "망쳐도 지금보다는 훨 나을 거야." (친자매 인증) 

그런데 아이라인 어떡하지???? 

저는 아직 쌍수 상담을 받아보지는 않았지만, 

폭풍 검색을 해보니, 저처럼 눈두덩이가 두텁고 지방이 많은 경우에는 절개법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것 같았습니다. 

그럼 피부를 최소 몇mm 잘라내고 봉합을 하게 될텐데, 

두껍게 그린 아이라인이 절개/봉합과 함께 딸려 올라가면 특히 눈꼬리 부분이 너무 치켜 올라가 이상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제가 몇 군데 상담 받으려 가려고 정해놓은 곳에 미리 전화로 문의를 했습니다. 

<나> 쌍꺼풀 수술을 생각하고 있는데요, 아이라인 문신이 있는데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병원> 지우고 오시는 게 좋아요. 
<나> 그럼 지운 다음에 어느 정도 경과해야 쌍꺼풀 수술을 할 수 있나요? 
<병원> 적어도 2-3개월 텀은 두고 오세요. 

아이라인이 있는 상태에서 쌍꺼풀 수술을 하면, 

아이라인 두께 때문에 쌍꺼풀이 잘 보이지 않아서 만족도가 떨어지고, 

새로 형성된 눈꺼플 모양과 아이라인이 맞지 않아서 어색한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근데 쌍수 회복이 어느 정도 되어야 아이라인 제거가 가능하니, 

그 시간까지가 아주 고통스럽다고 하더라구요. 

보통 2-3회에 걸쳐야 어느 정도 만족스럽게 제거된다고 하니, 

2월 1차 제거>>6월경 2차 제거>>필요 시 8-9월경 3차 제거>>12월 쌍꺼풀 수술 

위와 같은 일정을 세워두었습니다. 

살면서 회사 업무 제외하고 이렇게 일정을 세워서 실천한 일이 있나 싶습니다. 

시술 업체 선정은 어떻게 했나? 

제가 폭풍 검색 끝에 고려한 요소는 2가지였습니다. 

1. 피코레이저를 사용하는 곳

문신 제거라는 것이 결국 색소를 잘개 쪼개서 제거하는 것인데,

피코레이저가 기존의 레이저보다 더 빠른 속도로, 더 잘게 쪼개주는 레이저라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피코레이저를 이용하는 곳으로 찾았습니다. 

2. 마취주사를 사용하는 곳 

저는 점 빼는 것도 너무너무너무 아팠기 때문에..

무려 문신 제거를 신체 부위 중 가장 약하다는 눈꺼풀에

겨우 마취연고만으로 하는 건 정말정말 자신이 없었습니다. 

마취 주사가 엄청 아프다는 후기를 보기는 했지만,, 

그래도 레이저로 지지는 동안 계속되는 아픔을 참는 것보다는 잠깐의 고통을 참는 게 더 나을 것 같았습니다. 


암튼 고민 끝에 대치역 근처에 있는 샵으로 결정하고,

네이버로 2월 20일 오후로 예약을 잡고, 

오전 업무를 마친 후에 긴장하면서 지하철을 탔습니다. 

길치라서 좀 어리바리 하다가 10분쯤 늦어버렸네요. (약속 시간 안 지키는 거 진짜 싫어하는데.. )

 

시술 받기 전에 상담해주시는 분이 설명을 해주셨는데요, 

너무 친절하고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살짝 감동 ㅎㅎ

엄청 긴장했는데 그 분 덕분에 덜 긴장한 것도 있습니다. 

문신을 제거하는 원리부터 과정이나 후처리에 이르기까지 아주 꼼꼼하게 설명해 주셨습니다. 

 

제가 눈동자가 밝은 갈색인데, 푸른색으로 변한 라인이 너무 어울리지 않아서

지우기로 결심한 게 아주 잘한 거라고 해 주셨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무쌍 눈매가 너무 매력적인데 왜 쌍수를 하려고 하냐고 하셨는데,,, 

그 얘기를 듣고 아주 찰나의 순간 동안 쌍수 결심이 흔들리기도 했습니다.(팔랑귀임) 

 

원래 제대로 된 반영구 시술을 하는 곳이라면 검은색 염료만 사용해서 

시간이 지나도 검은색의 농도만 낮아지는데, 

보통 염료 단가를 낮추기 위해 값싼 파란색 염료를 섞어서 사용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세월이 흐르면 문신이 파랗게 변하는 것이구요. 

만약 특수한 염료를 썼다면 지우는 것이 어렵거나 여러 차례 해야 하는데, 

그게 아니라면 1회 시술만으로도 90% 이상 제거되는 효과가 있다고 하셨고, 

보통 2회 정도면 대부분 없앨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제발 평범한 염료를 썼길...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시술 과정 및 후기

<마취 주사 맞기 전, 마취 연고 바른 상태>

시술 전에 먼저 안약을 눈에 넣고 기다리다가, 시술 침대로 이동.

마취 주사를 맞기 위해 먼저 마취 연고를 바르고 대기했는데 

이 연고가 얼마나 효용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마취주사가 너무너무 아팠거든요. 

눈 한쪽에 주사 3방이나 꽂을 일인가요 ㅠㅠ 

바늘 꽂을 때는 마취연고 때문인지 하나도 안 아픈데, 약 들어갈 때 진짜 아픕니다. 

그래도.. 3방째에는 좀 덜 아픈 것이 위로가 됩니다. 

<시술 직후>

와우. 저는 아이라인 문신을 제거했는데, 쌍꺼풀이 생겼습니다. 

원래 아주 존재감 없는 속쌍꺼풀이 있었는데, 부으니까 쌍꺼풀이 생기더라구요. 

쿨팩을 주셔서 한쪽 눈씩 번갈아 대고 있었고, 

쿨팩 대지 않은 눈은 계속 깜빡이라고 하시더라구요. 

이때 거울을 보고 '아웃라인도 괜찮겠는데?'라는 망상이 잠깐 스쳤습니다. 

저는 이 정도만 부었다가 가라앉는 줄만 알았습니다. 

다른 후기를 봐도 대부분 그랬거든요. 

10~20분쯤 얼음팩을 하고, 약을 처방 받아 서둘러 지하철을 탔습니다. 

그런데 실시간으로 부어오르는 게 느껴지더라구요. 

혹시 몰라서 모자를 챙겨 갔는데, 안 챙겼으면 큰일날 뻔 했습니다. 

집에 도착해서 거울을 보니, 

<시술 당일 저녁>

눈가에 피멍이 번져서 마치 한이 맺혀서 피눈물을 흘리는 처녀귀신 같았습니다. 

주의 사항은 시술 당일 세안이 가능하다는 것을 제외하고는 쌍수와 엇비슷했습니다.

1. 시술 당일 찬물 세안가능
2. 처방 약 먹기(하루 3번, 3일치 지어주심) 
3. 세안 후 연고 바르기(두껍게 바르면 재생에 방해가 되니 아주아주 얇게 바르기) 
4. 얼음찜질 수시로 해주기(피부에 직접 대면 동상의 우려가 있으니 거즈나 티슈 대고 하기) 
5. 잘 때 되도록 앉아서 자기 
6. 딱지는 절대로 건드리지 말고 스스로 탈락되게 내버려 두기

<시술 후 2일차>

2-3일차에는 더더욱 부었습니다. 아니 남들은 2일차부터는 가라앉던데.. 

2-3일차에 더 붓는 건 쌍수 후인 것 같던데... 

반영구 제거 시술을 겪으면서 쌍수 회복 기간이 더 두려워졌습니다. 

 

<시술 3일차>

두꺼웠던 아웃라인 쌍꺼풀은 인라인 쌍꺼풀이 되었습니다. 

밤에 모자 쓰고 찍은 거라 좀 어둡게 나왔는데, 정면은 그나마 괜찮지만 측면은 많이 부어있습니다. 

이때 내가 인라인 쌍꺼풀을 하면 대략 이런 느낌이겠구나, 싶었습니다. 

쌍수 의지가 다시 불타올랐습니다. (여자는 갈대) 

근데 확실히 쌍꺼풀을 하면 아이라인이 드러나는데,

지우지 않으면 쌍꺼풀 존재감이 훨씬 반감될 거 같아서 지우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비포 & 애프터>

눈두덩이 빨간 피멍은 2주가 넘어서야 사라졌고, 딱지는 서서히 다 떨어져 나가는 데 3주 정도는 걸렸습니다. 

특히 눈꼬리는 두껍다 보니 딱지가 떨어지면 그 자리에 또 얇게 생기고 떨어지고 그러더라구요. 

상담 때 말씀해주신 것처럼 90% 이상이 제거된 느낌은 아니었습니다.

꼬리 부분이 워낙 두꺼워서 그런것 같습니다. 

하지만 점막 부분은 정말 많이 얇아졌고, 색도 전체적으로 많이 옅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더 옅여진다고 하셨기 때문에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 그리고 레이저로 인해 속눈썹 타는 거.. 

일부분이 하얗게 탔는데, 오늘 보니까 속눈썹 중앙부가 뭉텅뭉텅 빠져 있더라구요, 

어차피 존재감 없던 속눈썹이라.. 크게 데미지는 없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보통 1회 제거 후 2주 정도 후에 또다시 제거 시술이 가능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없어지게 될 부분까지 불필요하게 레이저를 쏴야 하기 때문에 
3개월 정도는 여유를 두고 최대한 없어지길 기다린 후에 2차를 하는 게 좋을 거라고 하셨습니다. 
그래서 저도 6월 쯤 다시 2차를 하러 가려고 합니다. 

 

댓글